누가 서점에서 책을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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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중의 편집자이신 장은수 선생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2022년 1월 15일 포스팅)
"<독서율 50% 이하 쇼크>
성인 독서율이 결국 50% 이하로 떨어졌다.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2020년 9월~2021년 8월)간 종이책·전자책·소리책(오디오북)을 합한 성인의 평균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2019년에 비해 3권 줄었다.
종합 독서율(일반도서를 한 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은 47.5%로, 2019년에 비해 8.2%포인트 감소했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 1위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이나, 핑계일 뿐 무의미하다. "책 이외의 매체/콘텐츠 이용"(26.1%)과 비율이 비슷하고, 사실 이쪽이 진실을 더 반영한다.
...
20대 독서율, 전자책 이용률이 높아진 것에 약간 의미를 부여하나, 역시 큰 의미는 없다. 워낙 소폭이라...ㅜㅜ
전자책은 그냥 출판이지, 선택을 고르고 말고는 아니다. 고정비용 관리가 산업 유지를 위한 진짜 이슈일 뿐, 실제로 전자책만 '충분히' 팔 수 있다면 영업이익률은 급속히 올라간다. 절판이 없어서 관리도 쉽다.
독서율 관련 획기적 대책은 없다. 다만, 꾸준히 잘하고 늘려갈 수 있는 건 독서 공동체뿐이다. 10만 독서공동체 양성만이 살 길이다.
스스로 책을 읽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책은 같이 읽자고 할 때만 읽는다.
ps. 혹시 북스타그램이 실제 독서로 이어졌나? 이런 것 연구 자료 보신 분 있을까요? 찾아도 잘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 댓글을 제가 남겼지요.
1) 배달 플랫폼의 약진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이 '배신의 민족'이 '배달의 민족'이었던 초반 시절에 적극활용하면서, 많은 수익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후발 자영업자들의 등장으로 얻어가는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폐업도 많이 늘었어요. 배신의 민족이 되고부터 생기는 식료품 매장 혹은 카페들이 '배달 위주'로 매장 구성이 되다보니, 점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매장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즉, 공급자와 수요자의 합작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버린 것이죠. 되려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장으로 몰리게 됐습니다. 기본 이상은 하니까요.
2) 한 때, 책은 엔터테인수단 중 하나였다
독서인구수 감소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튜버/북스타그램의 팔로우수는 늘어가지만, (정작 구독자 및 시청자들은) 독서를 하지 않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북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그 내용만 가지고 책을 사지는 않습니다. 1990년대 말에는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이 유행했었고, 독서 인구 증가가 아닌 '출판사 배불리기'에 그쳤던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저조차도 퇴근하고서는 책을 읽지 않습니다. (1990년대 말 상황 자체가 즐길 거리가 티비에 한정되어서, 엔터테인 매체로서 책을 선택했고, 음반을 선택할 수 있었지요. 그때 레코드샵들도 꽤 잘나갔었으니까요.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레코드샵이 먼저 망해버렸지요. 서점도 이와 마찬가지라고봅니다. 레코드 시장의 수순을 따라가겠지요. 그리고 레코드를 활용한 레트로 컨셉의 공간들은 늘어날 것이구요. )
3) 책이라는 수단에 익숙하게 하기 위한 시기가 있다
독서 공동체의 부활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공감이 되면서도, 독서에 있어서 가장 큰 제 세대의 문제는 '독후감' 숙제였던 거 같습니다. 학생 때부터 숙제로서 책을 접하기 때문에 제 독서 습관은 그때부터 망했던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이래저래 말이 길었습니다만, 학생 때부터 책을 친숙하게 만드는 도서관-동네책방-사서교사의 역할이 막중해진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장은수 선생님의 답은 이렇습니다.
도서관-동네책방-사서교사의 역할은 항상 너무나 중요합니다.
도서관-동네책방-사서 등과 관련한 예산도 부족하나마 꾸준히 늘고는 있고요.
하지만 하드웨어 투자 말고 결국 소프트웨어 투자를 병행해야 합니다.
건물 있고 책 있다고 사람들이 책을 읽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도서관-동네책방-사서교사 등이 집중해야 할 핵심 역할이 독서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달리 수단도 마땅치 않고요.
선생님과의 댓글 대화에 있어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읽는 이가 중요하지만, 책의 부흥 시기 혹은 선생님께서 스타 편집자가 되는 과정에 있어서 책은 '의미의 수단'이었을까요? '엔터테인' 수단이었을까요? 선생님이 스타가 된 데는 책이 유력 '엔터테인' 수단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엔터테인 수단이 늘어버린 지금, 책은 엔터테인 가치로 굉장히 떨어지는 상품이 됐습니다. 그리고 티비에 나오는 교수들의 책은 누가됐든 많이 팔릴 것입니다. 그 책들만요. 엔터테인의 연장선상에 있으니까요.
독서 인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언급했듯, 배달 업체의 플랫폼 독점이 있고 나서, 자영업 시장에 지진이 발생합니다. 굉장한 지진이지요. 눈치빠른 자영업자들은 이 플랫폼을 적극활용했고,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 잘됐던 배달 전문 '카페'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 카페들은 공간도 기본은 갖추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카페라는 인식도, 앉아서 먹고 가는 것이 당연했다면, 지금은 실용적(?)으로 음료 제조에만 충실하게 설비하고, 라이더들이 오고갈 수 있는 정도의 여유 공간만 남았을 뿐이지요. 결국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또한 배달전문 카페들의 지형도가 형성되는 중에, 메인스트릿에 있는 굉장히 화려한 '대형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공간을 굉장히 강조하는 카페들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출판시장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대, 서점에서 책을 사는 건 굉장히 어색합니다. 그냥 실물로 책을 보고, 주문은 인터넷으로 합니다. 그리고 책을 사러 멀리 움직일 시간조차 없습니다. 아니, 동네 서점이 있었을 때에도 서점을 가지 않았습니다. 책을 구입하는 행동 패턴만 봐도, 서점의 미래/책의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정착보다는 유목이 자연스러워진 시대,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정착하는 일이 드물어졌습니다. 계속 다른 곳을 유랑하는 손님들이 늘어갑니다. 이런 변덕스러운 손님에 맞추어, 공간은 점점 더 화려해집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트렌드도 눈깜짝할 사이에 바뀌곤 합니다. 계속 소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역설적이게도, 이런 소모적인 것처럼 보이는 경쟁에서 '수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서점들을 보더라도, 서비스 차원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단지, 홈페이지 구성의 차이를 통해 선택하든, 익숙한 이름을 선택할 뿐이지요.
동네 사람들의 거점은 점점 잃어가는 추세입니다. 사실 잃어간다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메인스트릿의 약진은 계속 될 거 같습니다. 동네에서의 소비보다는 메인스트릿에서의 소비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보입니다. 코로나로 자영업자는 위기라지만, 롯데타워는 항상 사람이 많거든요. 좀 더 직설적으로 평하자면, 동네 사람들이 동네에 관심을 잃었다는 겁니다. 식자재도 이제는 배달 앱에서 밤에 주문하면 되거든요.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해 있습니다. 이 짜릿한 맛, 도저히 끊을 수 없지요. 시간을 아낀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이미 책도 그렇게 주문하잖아요.
책은 점점 소품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LP'판같은 소품으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즉, 책은 상품이 아닌 '유물'로서 한 시대의 그리움이 담긴 '추억'거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인 아크앤북 시청점은 문을 닫았거든요. 모든 대형 서점을 통틀어, 가장 화려한 인테리어로 구성됐고, 책의 구성도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인테리어 만으로 사람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책의 미래는 밑도 끝도 없이 암담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까되 아끼는 공간을 개척하기보다, 멀리 있는 유튜버, 연예인, 스트리머, 비제이가 훨씬 더 가까운 존재로 다가오는 시대입니다. 오히려 책으로 성공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엔터테이너의 '굿즈'의 역할로 성공할 수만 있는 시대가 된 거 같습니다. 씁쓸하지만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