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一理-읽기/책 그리고 패턴

적과 아군을 넘어서

一理ROASTERS 2022. 3. 9. 16:16

이 책은 1995년에 독일에서 출판됐고, 한국에는 2000년에 번역된 책입니다. 지금은 22년이 지난 2022년입니다. 본 저작이 나오고 27년이 지났지요. 부제는 '자유의 아이들과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민주주의'입니다. 제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자유의 아이들'이라는 첫 챕터입니다. 이 당시의 젊은이들은 냉전 시대를 살아내지 않은 사람들이며, 조금 더 젊은 행동을 하는, 주체적이고 개인적인 이들의 정치는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고 마냥 당시의 젊은이들(지금의 아버지 세대들)을 마냥 긍정만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담백하고 건조하게 면밀히 분석하다 글은 종료가 됩니다. 학자의 글쓰기가 그렇듯,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않아요.

 

지금 보면 우리 아버지 세대들 그리 우리의 말을 경청하지는 않으시잖아요. 그니까, 지금 보면 맞는 책인 데, 그 당시에 분석했던 젊은이들의 행동 패턴은 지금의 아버지 세대인데, 맞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 민주화 세대들이 아버지 세대잖아요? 당시 젊은이들의 이런 정치적 행동을 보면 울리히 벡의 분석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제 세대는 정치는 고놈이 고놈이다라고 주입당해, 정치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알아서 검열하기 바쁜 세대였습니다. 

 

투표 문제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것은 제한된 정보입니다. 그 제한된 정보 내에서 다른 내용들이 연결이 되지 않고, 해설이 뒤따르지 않으니, 결국 허상에 투표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보다는 구호로 끝나는 느낌이 들곤 한답니다. 특히 자기의 이익에 맞는 투표를 해야 하는 데, 특히 제가 삼수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교육평가제도에 곤두설 수밖에 없었죠. 사실 지금 사는 것에 비해 교육 평가제도는 암 거도 아니었습니다만... 그러니 교육에 홀리지 마십시오. 아, 이게 아니였지... 무엇보다 제한된 정보를 넘어, '어떤 사회를 꿈꾸는가' 즉, 함께 어떻게 좋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의 대한 간략한 이상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부입니다. 여전히 정제된 지식과 정보, 지혜는 영원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해진 것이, '앎'이 천시되고 '친숙함'을 지지 세력으로 삼는 것이 유행이 된 시대라서 그렇습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에 출현하면서, 더 가까운 존재로 인식되고, 내용이 어떻든 친숙해서 '지지'를 이끌어내곤 합니다. 그런데 정치인은 친숙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어떤 권한을 가지고 해결을 이끌어내는 사람들입니다. 즉, 친숙함이 정치적 능력과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정치는 방관이 일상적이었습니다. 방관보다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는 20~30대는 주로 2017년이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종편의 역할이 크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을 적극 섭외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색다르게 편성했고 더 나아가 반복재생산(드디어 나왔다. 전문 용어!)이 유튜브를 통해 반복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젊은 정치인들이 친숙하게 다가오게 됐습니다. 그 친숙함을 이용해, 뻘소리를 반복재생산해서 문제지....

 

결론입니다. '다름'과 '다양함'을 다채롭게 만드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정과 커뮤니티의 역할을 떠올리게 됩니다. 가족 구성원에 있어서, 남녀노소의 입장차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른들은 어떤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어떤 말이든 잘 경청해주는 태도를 탑재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말하는 법을 좋은 어른들을 통해 배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이런 분위기를 비로소 '대물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출처를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겠지요. '-카더라'만큼 무책임한 것이 어딨겠습니까? 무엇보다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결과를 맞이할 것입니다. 과거를 재조명하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5년마다 이런 고민을 돕도록, 이런 제도에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러니, 많이 대화하고 고민하고 경청하고 변화해나갑시다. 무엇보다 지금을 위해, 그리고 어렴풋한 미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