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고르기/ 겉표지만 잘 살피기만 하더라도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은 별 게 없습니다. 직접 보고, 직접 살피면 됩니다. 서문과 결론까지 가지 않더라도, 책 날개 혹은 책의 부제, 무엇보다도 뒷 표지 부분에 있는 소개글 혹은 요약 문장에서 책의 핵심이 나와 있습니다. 책 보듯 신중하게, 유튜브 채널을 고르시는 것이 성찰에 큰 도움이 되듯, 유튜브 보듯 단순하게 책 날개만 보고 책을 사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저자, 출판사, 만듬새, 번역자까지 안 살펴 보셔도 됩니다.
가령 야스토미 아유미 선생님의 <단단한 경제학 공부> 그 예시로 들겠습니다. 부제는 '선택의 자유'에서 벗어나기 위하여라고 붙어 있습니다. 대강 중고등학생 시기 때 배운 경제학 기초 논리에 '反'한다는 인상이 듭니다. 그런데, 야스토미 선생님은 경제전문가잖아요? 뭔가 이미 제 안에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뒷 표지를 봅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가 느끼는 '살기 힘듦'의 정체를 밝히다
이 책이 첫 번째로 상정한 독자는 지금부터 경제학을 배우려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미시 경제학'도 '거시 경제학'도 모두 '죽음에 홀리는 경제학'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싶어서다.
두 번째로 상정한 독자는 경제학도 모르고 흥미도 없지만 경제 활동에 참가하고 있고, 때로는 그 일 떄문에 '살기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티비와 신문, 잡지, 책에서 말하는 '선택의 자유'라든지 '글로벌화'라든지 '무경계화' 같은 개념이 자신의 삶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늠할 수 없어 불안을 안고 있을 것이다. 그렇나 사람들이 그 불안에 근거가 없음을 이해하고, 나아가 자기 자신의 감각을 믿고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번째로 상정한 것은 경제학 전문가다. 지금까지 경제학을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색의 기반이 '뭔가 좀 이상하다' 고 느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좀 이상하다'는 느낌에 관해 끊임없이 생각해 왔다. 그러므로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이전에 느꼈던 그' 이상한 느낌'을 상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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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도 인문학 관련 서적 위주로 읽다 보니 현실적인 감각이 무뎌진 거 같아, 보다 더 현실적인 책을 읽어야겠다는 화두를 안고 서점에 갑니다. 또한 틈틈히 인터넷 서점을 살펴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첫째로 상정한 독자에 해당되는 것이죠. 그런데 너무나 무난하면 안됩니다. 여기서 더 다각도의, 삶에 변주를 줄 수 있는 더 나아간 이야기도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상정한 독자 '경제학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책의 의도를 보니, 굉장히 다각도의 이야기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듭니다. 네,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단단한 삶>과 연계된 시리즈라니 제 경험도 축적되어 있기에 더욱 연계하기 좋은 책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사서 꽂아놓고, 생각날 때 읽습니다.
무엇보다도 '산다는 것-구매한다는 것'이 메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와닿으면 찍지 말고 사세요. 왜냐하면, 찍어놓는다 해서 다시 살펴보지 않고 데이터화되서 용량만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찍는 행위와 메모의 행위가 간편해졌기에 그만큼 방치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러니 떠오르면 사세요. 책은 커피처럼 딱히 고상하지는 않지만, 필수품입니다. 다X소에서 간편한 물품을 사듯 사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