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一理-읽기/홀로 오롯이 공부 - 爲己之學
스승 따위 / 우치다 다쓰루 <스승은 있다>3
一理ROASTERS
2023. 4. 23. 13:37
80년대 태생인 필자는 수많은 리더들의 몰락을 봐왔던 세대이다. 그리고 그때의 주목받았던 대부분의 리더들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리더의 발가락이라도 쫓아가려 사교육비를 남용(?)하며, 부모님의 등골을 휘청거리게 만든(그나마 다행인것은 등골을 뽑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수많은 학원을 옮겨 다녔지만 결국 경제적 이유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선택했던 자기주도적 학습을 매우 위태롭고 불안하게 시작했었다. 중고등학생 때, 그 당시에 좋아했던 선생님들은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가지 않는다.
지금은 좋아하는 선생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훨씬 넘어, 선생 복을 타고 났다라고 느낄 정도로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마주쳐왔지만, 역설적으로 좋은 선생님들은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계셨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일단은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힐 가치가 있는 분들인데.
나이가 들어 선생에 대한 태도는 극명하게 나뉘게 됐다. 선생은 필요에 의해 선택하는 것이되, 종속되지는 말자고. 필요한 기술만 익히는 강사를 선택하는 법과, 무릎과 정신을 내어드릴 스승을 공경하는 법, 두 가지의 극단 사이에서. 되려, 선생에 종속되지 않는 반골 정신과 경계심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치다 선생님의 어른에 대한 정의는 너무나 깔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선생님 가르쳐 주세요'라고 간청하는 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일일까요? 그런 말을 하길 주저하면 결국은 죽을 때까지 어린 아이로 있을 수밖에 없을텐데, 안타깝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은 훌륭하다'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그래서 뭔가를 배울 의욕이 떨어지고 학습시간은 줄어들고, 학력은 점점 저하되었습니다. ...누구한테든 머리를 숙이지 않고 누구한테든 가르쳐 달라고 무릎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아이들은 보잘 것 없는 자존심과 주체성을 지켰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큰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12)
한국의 아이들은 세계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하고 있지만, 그 노력의 목표가 일류대학 입학과 대기업 취직, 높은 우럭브, 높은 위신, 큰 권력, 풍부한 문화자본과 같은 사적 이익이라면 미안한 말입니다만 여루분의 노력은 '성숙'과는 인연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적인 이익의 가치는 여섯 살 아이도 알 만한 것이니까요. 어른이란 '아이는 모르는 가치를 아는 사람'입니다.(13)
우리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이유는 '아이가 보는 세계'보다 더 넓은 세계에 발을 내어놓기 위함입니다. 돈이 좋다, 좋은 집에 살고 싶다, 모두가 치켜세워주면 좋겠다, 멋진 배우자를 얻고 싶다 같은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설령 환갑이 지났어도 '아이'입니다. ...아이를 성숙으로 이끄는 것은 모든 공동체의 책무입니다.(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