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一理-읽기/책 그리고 패턴
텍스트 그리고 몸 / 우치다 다쓰루 <소통하는 신체> 3
一理ROASTERS
2023. 6. 4. 13:56
범상한 텍스트라는 것은 신체성이 없는 텍스트라는 말이 됩니다. 메시지가 선명하고 멋진 말들이 정연하게 쓰여 있는데도 읽고 나서 마음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책이 있습니다. 알기 쉽게 쓰여 있고 그 책이 말하고 있는 것에 토 달 것이 없지만 책을 덮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그런 책이 있지요. 그 책은 '신체'가 없는 것입니다. 글을 쓴 사람이 자신의 몸으로 쓴 것이 아니라 머리로만 쓴 것입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도 신체로 읽게 되지 않는 것입니다. 머리로 읽게 될 뿐입니다. 머리로 쓴 텍스트는 그것을 쓰는 사람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자신의 신체 안에 있는 무언가를 잘라내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체와 뇌의 회로를 어딘가에서 끊어버리고 쓰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깔끔하고 분명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저함이나 수줍음이 없는 것이지요. 망설인다거나 입 속에서 우물거린다거나 머뭇거리고 얼굴을 붉히면서 서성거린다거나 그런 것이 전혀 없지만, 그 대신 그것을 읽는 사람의 신체에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94~95)
일리 로스터스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그런 텍스트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허투루 책을 들여 놓지 않습니다. 텍스트와 신체에 감응을 주는 책을 기민하게 들여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