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나무입니다. 동시에 금속의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합니다. 책은 디지털로 작업하지만, 다들 아날로그로 인식합니다. 하나의 나무에는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갑니다. 책을 구성하는 종이의 냄새로 기억하는 아날로그, 그리고 날카로운 금속 동시에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복잡한 작업. 편집부의 인간성이 들어간 복합체인 것이죠. 책은 종이이기도 하지만, 종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주 출판단지의 사옥 즉, 콘크리트도 담겨있지요. 그리고 배송을 해야 할 때 필요한 원재료, 기름냄새와 잉크의 물질성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일리 R&B에는 커피도 있습니다. 커피 열매는 고체입니다. 그걸 갈아서 액체로 만듭니다. 필터 종이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책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로스팅기라는 금속성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가스를 활용한 불의 활용도 포인트가 됩니다. 커피는 액체이지만, 향을 즐기는 것도 커피를 즐기는 과정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즉, 커피 하나에는 고체-액체-기체의 세 가지 물질성이 포함된 음료인 것이죠. 그리고 금속과 불이 들어간 복합적인 과정을 아는 것도 커피를 이해하는 데, 커피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데 좋은 배움이 된답니다.
-음악입니다. 스피커라는 금속 혹은 나무 합판과 플라스틱이 잘 배합된 고체. 그리고 전기를 이용하지요. 그리고 블루투스 송수신을 통한 전파. 이윽고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음파를 통해, 인간의 귀에 그리고 몸에 도달합니다. 스피커의 거대한 몸집은 '기체'를 매개로 음을 출력합니다. 무엇보다 음악은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지요. 그리고 뮤지션들의 인간 냄새도.
-마지막은 수미쌍관 형식을 위해 '책'으로 마무리짓습니다. 책은 얇은 종이의 집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눈으로, 낭독으로 '봅니다.' 무엇보다 쓰기로 이끕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어떤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책은 다단하고 사려깊은 정제과정을 거칩니다. 흑연을 통해 쓰든, 키보드를 통해 모니터와 상호작용하는 디지털-아날로그 과정에서 글을 써나갑니다. 각각의 수단은 같은 쓰기가 아닌 '다른 차원'의 쓰기 감각으로 이끕니다. 쓰기 하나도 어떤 수단에 따라 그 질감이 달라집니다. 인간은 그토록 복잡합니다. 인간은 결국 어떤 '호모파베르'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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