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다쓰루6 이상보다는 현실 / 우치다 다쓰루 <어른 없는 사회> 1 이상보다는 소소하게 상식적인 사회를 꿈꿨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없고, 아프되 상흔을 남기지 않고 병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장 내에선 도전하고 '분투'하지 말 것. 그건 자기 만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 부정의라는 거창한 단어는 사실 작은 곳에서부터 발생한다. 부정의한 사회는 의외로 소소한 상태에서 정신에 침투하고, 자기의 경제적 연명터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기에. 이상을 꿈꾸지 않고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개혁을 '피스밀'적인 개혁(카를 포퍼)라고 합니다. 피스밀적인 개혁을 말하는 까닭은 이상은 비현실이지만, 사회 문제는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습니다. 또 내가 그 문제의 당사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제도가.. 2023. 5. 4.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 우치다 다쓰루 <어른이 된다는 것> 2 '지금 대기업'인 것에서 '내일도 대기업인' 것을 추론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회사의 장래성'을 생각해서 고른다면 '지금 대기업'이라는 것은 거의 '장래성이 없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지금 화려한 직장인 거 같으니까'라는 이유로 직장을 선택한다면 '조삼모사'의 원숭이와 같은 정도의 지성이라고 의심받아도 어쩔 수 없다. (46) 취직을 바라는 학생에거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기업의 지명도나 자본금과 '직장이 즐거운' 것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것이다. 책임감 있고 근무고과가 공정하고 일을 잘하는 상사가 있고 유쾌한 동료가 있다면 아무리 단순 작업이라도 일은 즐겁다. 반대로 무책임하고 불공평하고 일을 못하는 상사와 느낌이 안 좋은 동료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아무리 '창의적'이.. 2023. 5. 3. '학교는 말야'라는 말의 숨은 뜻 / 우치다 다쓰루 <어른이 된다는 것> 2 예의 범절은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된다. 나 역시도 무의식적으로 학교에다가 떠넘겨버린 것이다. 이런 게 상용화(?)되다 보니, 언론도 모든 문제를 학교 문제로 떠넘겨 버린다.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학교는 늘 동네북이었다. 숨만 쉬면 다 교육탓이란다. 그러면 누구 탓일까? 수신제가修身齊家다. 나 자신, 내가 맡은 이들, 나와 이웃 간의 관계성의 문제이다. 그러니 가정에서 할 일을 타 기관에 떠넘기지 말 것! '학교에서는 예절이나 도덕 등에 대해 단단히 가르쳐주었으면 한다'는 말에서 아이가 읽어내는 것은 말의 표면이 아니라 말 속에 있는 '그런 성가신 일은 학교가 해, 우리는 바쁘니까'라는 '자못 깔보는' 태도다. ... 하지만 그것을 가르칠 방법을 모.. 2023. 5. 2. 자폐 그리고 단절의 사회 / 우치다 다쓰루 <어른이 된다는 것> 1 어느 컨텐츠든 댓글보면 가관이다. 댓글을 주로 향유하는 이들이 '젊은 세대' 혹은 '어린 세대'임을 감안하면, 미래가 암담해보이기까지 한다. 댓글끼리 서로 비아냥대며,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며 자연적인 지옥이 생성된다. 어쩌다 이런 사태까지 왔는가에 대해 단초를 잡으려, 책을 집어든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故'노무현' 대통령을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그를 조롱하는 행태들을 볼 때, 잘못되도 정말 단단히 잘못됐구나 싶었다. 탐구는 묻지 않고, 자기가 하는 말에 대해 성찰 없는 사회. 미래의 아이들은 괴물일까? 선물일까? 수업을 듣는 걸 그만두는 것은 무척 심각한 일이다. 지식이 몸에 배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뭔가를 배우기' 위한 기본적인 규칙이 몸에 배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를 배우는' 것은 '.. 2023. 4. 30. 지금 있는 좋은 선생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 우치다 다쓰루 <교사를 춤추게 하라> 2 개혁을 주장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누군가'가 하겠지, 신문지에서 인쇄된 욕을 같이 퍼부어주면 되겠지, 정도에 그쳤던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십대 시절이나 삼십대인 지금이나, 똑같이 욕만 하고 '문제가 많아'하고 소주 한 잔 하며 또 다시 앵무새처럼 반복합니다. 우치다 선생님의 지적처럼 '군사 세력'과 '외부 세력'이 추진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결국 국민이 주인이라면서요. 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일종의 '국민병'입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식자들이 예리한 사회비판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국민들은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누가 해결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사회제.. 2023. 4. 23. 스승 따위 / 우치다 다쓰루 <스승은 있다>3 80년대 태생인 필자는 수많은 리더들의 몰락을 봐왔던 세대이다. 그리고 그때의 주목받았던 대부분의 리더들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리더의 발가락이라도 쫓아가려 사교육비를 남용(?)하며, 부모님의 등골을 휘청거리게 만든(그나마 다행인것은 등골을 뽑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수많은 학원을 옮겨 다녔지만 결국 경제적 이유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선택했던 자기주도적 학습을 매우 위태롭고 불안하게 시작했었다. 중고등학생 때, 그 당시에 좋아했던 선생님들은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가지 않는다. 지금은 좋아하는 선생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훨씬 넘어, 선생 복을 타고 났다라고 느낄 정도로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마주쳐왔지만, 역설적으로 좋은 선생님들은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계셨다. 그래도 .. 2023. 4.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