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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읽기/함께 소소하게 비평 - 爲人之學

지금 있는 좋은 선생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 우치다 다쓰루 <교사를 춤추게 하라> 2

by 一理ROASTERS 2023. 4. 23.

개혁을 주장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누군가'가 하겠지, 신문지에서 인쇄된 욕을 같이 퍼부어주면 되겠지, 정도에 그쳤던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십대 시절이나 삼십대인 지금이나, 똑같이 욕만 하고 '문제가 많아'하고 소주 한 잔 하며 또 다시 앵무새처럼 반복합니다. 우치다 선생님의 지적처럼 '군사 세력'과 '외부 세력'이 추진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결국 국민이 주인이라면서요.

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일종의 '국민병'입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식자들이 예리한 사회비판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국민들은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누가 해결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사회제도의 결함을 바로잡는 것은 '우리들'입니다. '책임자 나와!'하고 외쳐도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국가에서 사회제도 결함의 책임자는 국민 자신입니다. 교육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은 '우리들'입니다. 자기가 할 일은 제도 결함의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뿐이고, 결함을 고치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22)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외부 세력'이 나타나 강력한 힘으로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것을 꿈꾸지는 않을 겁니다. ... 그런 세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제도를 개혁할 책임은 백 퍼센트 우리에게 있고, 현실적으로 교육평론가들이 '도무지 도움이 안 된다'며 실컷 매동한 교사들이 그 주력 임무를 맡는 길 외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23)

 

제 친구가 현직 교사입니다. 전에는 부러웠지만, 학부모 상담이 들어갈 때는 진이 빠진 상태로 만나게 됩니다. 음악적 재능이 있는 친구이지만, 그런 것이 발휘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 친형도 현직 교사입니다. 학교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 갈등 관계(특히 학생들 사이)들을 천재적으로 진압하며, 평정할 줄 압니다. 주변에 좋은 선생이 둘이나 있습니다. 좋은 선생이 주변에 있는가, 그리고 현직 학부모(?)들에게도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을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일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겠습니다. 

교육제도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교육개혁은 기존 조직과 교사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어떻게 최대화 할 수 있는가 하는 국민적 과제로 수렴됩니다. 곧 교육개혁의 성패는 교육개혁을 추진할 현장 교사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최대한 끌어올릴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것은 비용절감과 조직의 경직화가 아니라, 교사들의 교육적 성취도를 향상시켜서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겁니다. 현장 교사들을 위해 창의적인 기운이 충만한,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4)
그러나 '교사에게 자신감을 주고, 용기를 북돋워지고, 자존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입안된 정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론 저는 현행 교육제도가 다양한 결함을 갖고 있고, 우리 앞에 능력이 떨어지는 교사, 의욕이 없는 교사, 도덕적 감수성이 낮은 교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인적자원, 질 낮은 교사들을 포함해, 이들과 함께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의욕 있고 능력 있고 도덕적 감수성도 높은' 교사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제도상의 하자가 초래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만회하는 것입니다. 교사들이 창의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교육방법을 고안하고 실험하며 논의하고 연대할 수 있는 그런 생산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허용된 유일한 교육개혁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