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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북카페13

비평은 문학적이며, 표현적으로 재구성할 것 / 김영민 <산책과 자본주의> 3 이 책은 2007년에 나온 책입니다. 하지만, 이때의 문제의식이 2022년의 와 여전히 그 뜻을 잃지 않고, 돌파합니다. 공부함의 기본, 무엇보다 해석에서 더 나아간 '비평'은 곧 잘 가꾸어지고 솎아지고, 비로소 소소한 삶의 내려앉은 '몸'입니다. 바로 아래 문단에, 뜻과 글의 사잇길이라는 아슬아슬함을 캐치하고 더 나아간 길을 제시하십니다. 그러니, 일독을 권합니다. 문화비평은 문학적이며, 문학적이어야 한다. ...인문학을 표현적으로 재구성하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문화비평의 '비평적' 글쓰기가 그 자신의 신체를 '문화적'으로 재구성하는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이 굳이 '문화' 비평일 필요가 없다. ...이는 단지 가독성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낮은 자리 속에 정박하려는 미래 인문학적 체질변화와 .. 2023. 5. 7.
새 차/ New Tea 카페인이 안맞으신 분들을 위해 티를 구비해 놓았습니다. 영국 아마드사의 티를 쓰고 있습니다.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따뜻하게도, 아이스로도 가능합니다. 1) 얼그레이 2)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3) 레몬 라임 블랙티 4) 애플 블랙티 5) 카모마일 레몬 6) 페퍼민트 레몬 7) 체리 히비스커스 8) 딸기 9) 시트러스 믹스 10) 레몬그린티 11) 루이보스 시나몬/카라멜 2023. 5. 6.
이상보다는 현실 / 우치다 다쓰루 <어른 없는 사회> 1 이상보다는 소소하게 상식적인 사회를 꿈꿨지만, 그마저도 어려웠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없고, 아프되 상흔을 남기지 않고 병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장 내에선 도전하고 '분투'하지 말 것. 그건 자기 만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 부정의라는 거창한 단어는 사실 작은 곳에서부터 발생한다. 부정의한 사회는 의외로 소소한 상태에서 정신에 침투하고, 자기의 경제적 연명터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기에. 이상을 꿈꾸지 않고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개혁을 '피스밀'적인 개혁(카를 포퍼)라고 합니다. 피스밀적인 개혁을 말하는 까닭은 이상은 비현실이지만, 사회 문제는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습니다. 또 내가 그 문제의 당사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제도가.. 2023. 5. 4.
인문학 열풍의 종착지, 맘몬 숭배 / 김영민 <자본과 영혼> 3 길게 보면 2011~2017년 사이, 짧게 보면 2014~2016년 사이에 인문학 '광풍'이 불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조명하고 취재하고 싶다는 생각에 학술 쪽 기자에 잠시 몸을 담았던 적이 있다. 저자와의 만남 혹은 강연 위주로 구성하는 책방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던 시기도 2017~2018년 잠시간 그랬었다. 그런 분위기가 오래갈 것이라 판단해, 스스로도 매장을 만들게 됐지만, 찾는 이들도 없어졌으며 그런 책방들은 이제 남아 있지 않다. 인문학이 중요하고, 관련 강의를 하는 강연자들도 많아졌지만, 돌아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 순간부터 '새 인재 발굴'이 멈추게 된 것이다. 그래서 불편한 사실을 목도한 게 있다. 결국 출중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 2023. 5. 2.
'학교는 말야'라는 말의 숨은 뜻 / 우치다 다쓰루 <어른이 된다는 것> 2 예의 범절은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된다. 나 역시도 무의식적으로 학교에다가 떠넘겨버린 것이다. 이런 게 상용화(?)되다 보니, 언론도 모든 문제를 학교 문제로 떠넘겨 버린다.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학교는 늘 동네북이었다. 숨만 쉬면 다 교육탓이란다. 그러면 누구 탓일까? 수신제가修身齊家다. 나 자신, 내가 맡은 이들, 나와 이웃 간의 관계성의 문제이다. 그러니 가정에서 할 일을 타 기관에 떠넘기지 말 것! '학교에서는 예절이나 도덕 등에 대해 단단히 가르쳐주었으면 한다'는 말에서 아이가 읽어내는 것은 말의 표면이 아니라 말 속에 있는 '그런 성가신 일은 학교가 해, 우리는 바쁘니까'라는 '자못 깔보는' 태도다. ... 하지만 그것을 가르칠 방법을 모.. 2023. 5. 2.
비평의 정확한 정의 / 김영민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4 이론을 공부한다는 것을 이유로, 우월해진 게 아니다. 이는 자기 위로일 뿐. 이렇듯 그전에 이론을 공부하고 관련 서적을 수집했던 이유는 허영(?)이었다. 스스로 좀 더 우월하다는 자만심에 취하기 위해 공부했었다. 이는 분명 잘못된 방향이었던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김영민 선생님은 공부의 길을 제시해주신 분이시다. 무엇보다 여느 인문강사들과는 달리, 남의 이야기인양 치부하는 비판적 어투가 아닌 '비평의 숲'을 제시하신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문제시하는 데에서, 비평의 궁극적 묘가 있다고. 이론은, 특히 인문사회과학의 이론은 비평이 된다. 아니, 오직 비평이 됨으로써만 그 이론은 자신의 존재증명에 나설 수 있다.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비평의 진정한 대상은 타인이 아니다. 몸을 끄-을-고 타자(성)를 향해 .. 2023. 5. 2.
지금 있는 좋은 선생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 우치다 다쓰루 <교사를 춤추게 하라> 2 개혁을 주장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누군가'가 하겠지, 신문지에서 인쇄된 욕을 같이 퍼부어주면 되겠지, 정도에 그쳤던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십대 시절이나 삼십대인 지금이나, 똑같이 욕만 하고 '문제가 많아'하고 소주 한 잔 하며 또 다시 앵무새처럼 반복합니다. 우치다 선생님의 지적처럼 '군사 세력'과 '외부 세력'이 추진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던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결국 국민이 주인이라면서요. 말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일종의 '국민병'입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식자들이 예리한 사회비판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국민들은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누가 해결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사회제.. 2023. 4. 23.
스승 따위 / 우치다 다쓰루 <스승은 있다>3 80년대 태생인 필자는 수많은 리더들의 몰락을 봐왔던 세대이다. 그리고 그때의 주목받았던 대부분의 리더들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리더의 발가락이라도 쫓아가려 사교육비를 남용(?)하며, 부모님의 등골을 휘청거리게 만든(그나마 다행인것은 등골을 뽑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수많은 학원을 옮겨 다녔지만 결국 경제적 이유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선택했던 자기주도적 학습을 매우 위태롭고 불안하게 시작했었다. 중고등학생 때, 그 당시에 좋아했던 선생님들은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가지 않는다. 지금은 좋아하는 선생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무살이 훨씬 넘어, 선생 복을 타고 났다라고 느낄 정도로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마주쳐왔지만, 역설적으로 좋은 선생님들은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계셨다. 그래도 .. 2023. 4. 23.
뻔한 뉴스, 그 상투성에 대해 / 김영민 <자본과 영혼> 2 우리는 대중입니다. 매체는 개인 각각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끔씩 아니 자주 매체가 대중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받고는 합니다. 마치, 이 프로그램을 보기만 하면 당신은 특별한, 아니 적어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아니라는 자신감 아닌 자신감을 심어주고는 합니다. 스스로 특별하게 여기지만, "나만큼은 다른 이와 달라"라는 말에서 이미 다른 이와 차어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여기의 매체의 무서움이 담겨 있는 거 같습니다. 다른 의미로 언론의 제대로된 보도가 이뤄질 수 없는 이유 중에 핵심 요인은 바로 '상투성'입니다. 갖은 대중매체를 접하는 소식들은 대체로 상투적인 틀과 표현 속에 묶여 있다. ...공급과 수요의 포맷이 대중적일 수밖에 없는, 어디까지나 '대중'-매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 2023. 4. 22.
책과 커피, 커피와 책의 상관관계3/ 공간부터 시작되는 책과 커피는 '공간'이 우선됩니다. 공간을 통해, 책이라는 물성을, 커피라는 물성을 알게 됩니다. 어떤 매장에 가서야, 보고 만지고 넘기고 마셔봐야 그것들을 알 수 있지요. 커피는 카페라는 공간으로부터, 책은 서점 혹은 책방이라는 공간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그전에 생두생산지, 생두업체, 출판사, 편집자 등등은 차치하고, 우리에게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만 한정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책과 커피에 대한 기억은 책방에 대한 이미지, 카페에 대한 이미지와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그렇기에 인테리어에 공을 들이는 것이지요. 2023. 4. 22.
책과 커피, 커피와 책의 상관관계2/ 정성스런 맛 커피와 책 모두 고상하다는, 혹은 매니악하다는 오해를 받습니다. 둘 모두 특정인들만 향유하는 폐쇄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사실 맞는 말이지요. 책과 커피 모두 일정 정도 정성을 들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에서 '고상'하다는 오해를 받겠지요. 이미 취향이 형성된 이들에게 있어, 별 거 아닌 일이지만요. 하지만요. 책과 커피 모두 그리 고상하지는 않답니다. '취향'을 형성하기에는 당연히 모험하려는 용기와 정성이 들어가기 마련이니까요. 2023. 4. 22.
틈새마저 지배하는 매체 / 김영민 <자본과 영혼> 1 제가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17년말부터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핸드폰을 쓰기 시작한 나이는 19세, 형이 군대가고나서 형의 핸드폰을 물려받고나서부터이지요. 다들 쓰는 핸드폰을 왜이리 늦게 쓰기 시작했냐면, 아무래도 필요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밤이 되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이 한심해서...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을 보면, 매체의 힘이 은근하기에 대단한 거 같습니다. 인간의 지각이나 신체 능력을 '확대'한 것이 매체라면, 젓가락에서부터 휴대전화를 거쳐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문명의 이기는 죄다 매체적이다. ... 우리가 나날이 이기로서 발명/이용/전파하고 있는 갖은 매체들은 그 진단과 평가를 단순하게 할 수 없다. ... 매체-기계와 사람의 관계는 당.. 2023. 4. 21.
낮게 삶의 틈을 내어/김영민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1 공부는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한 적이 있었다. 내 삶은 그대로이지만, 내 지위를 올리는 것에만 급급했던 거 같다. 말투, 쓰는 문장, 행동거지 등등은 신경쓰지도 않아도 되는 부분이라는 착각을 갖기도 했었다. 인터넷에 널부러져 있는 강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차후 공부를 하면 될 터였다. 결국에는 돈을 벌기 위한 '공부'가 공부라고 규정된 탓일까, 심리적 장벽이 높게, 그리고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대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이수하고, 학점을 받더라도, 과연 그게 공부의 '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단지 수강하고, 하나의 '분야'를 알게된 것까지가 '강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내 스스로, 삶에서 공부의 흔적을 쌓아나가는 그런 공부가.. 2023.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