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랩 일리 공식 블로그 <다방에서 카페로> 마무리 중. 문장 클릭하면 본 글로 이동.
카페에 가는 이유가 온전히 커피를 즐기기 위해 가지 않습니다. 커피는 '매개'입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대화하기에 카페만큼 좋은 장소는 없거든요. 전에는 술집이라든가, 룸이 있는 술집이 대화 장소였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입장료(?) 가격이 됐습니다. 사실 커피는 수단에 불과할지 몰라요. 손님 입장에서는요.
1단계, 애매한 카페, 인간도 공간도 아닌 가까움이 중요한
프랜차이즈 카페 혹은 초중고등학교 앞 카페가 이에 해당합니다. 오는 손님들이 어쩔 수 없이 단골이 되는 곳입니다. 학부모들 모임 장소이자 대기 장소입니다. 기다리기에 추울 때, 더울 때에는 완벽한 보호막이 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길가다가 얻어걸린 카페, 맵 서치하다가 얻어걸린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돌아다니기엔 체력이 없을 때, 음식점의 위치에서 가까울 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냥 소위말하는 카페 입문 단계는 이에 해당합니다. 굳이 찾아다니지 않는 카페의 경우겠지요. 이는 카페 이용하는 초심자(?) 단계에서 겪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혹은 대학교에서 가까운 카페, 구내 카페가 이에 해당하겠지요. 커피맛보다는 카페인 공급용, 혹은 포켓몬 체력을 회복하는 포켓몬 센터같은 느낌이지요.
2단계, 관광지로서 대형/명소 카페, 공간 우선
좋은, 화려한, 특이한 공간을 지닌 카페를 간다 해도, 결국 차지하는 것은 한 귀퉁이의 허용한 자리일 뿐입니다. 규모가 크면서, 미적 측면에서도 완벽한 카페입니다. 교외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관광지의 유명 카페가 이에 해당하지요. 카페 이용의 두 번째 단계이기도 합니다. '명소'로서의 카페인거죠. 운이 좋다면(손님이 적다면) 잠시나마 공간을 넓게 이용할 수도 있겠지요. 혹은 좀 더 밀접히 즐기고 싶다면, 바테이블이 있는 카페 혹은 대형 테이블 일원화된 카페 정도가 공간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인테리어가 끝내주는 카페의 공통점은 직원 혹은 대표와의 대화가 힘들다는 겁니다. 또한 직원들이 분주하게 달리고 있지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몰려드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음료를 내어주는 것도 빡셀테니 당연하지요. 관광지의 카페들을 떠올리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겁니다. 작정하고 놀러 갈 때는 그런 카페를 가는 게 기분전환도 되고 좋지요. 또한 직원들의 압박없이 이리 저리 주변 손님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에서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자리도 옮길 수 있구요. 단, 마스크 쓰고 그러셔야 합니다.
3단계, 소규모이면서 매니악(?)한 개성있는 카페, 인간의 매력 우선
3단계부터는 운이 굉장히 좋으면 동네 카페일수도 있습니다. 혹은 2단계처럼 찾아다녀야 하는 소소한 카페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 취향을 알아가는 단계이자, 커피맛을 구분하기 시작할 때 도달하는 단계입니다. 개성넘치는 소규모 카페를 이용할 때의 풍경입니다. 규모가 작고 신기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표 혹은 직원의 응대하는 태도도 쾌활합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과장 없이, 들뜨지 않고 소소하고 잔잔하게. 사람을 남길 수 있지요. 하지만, 오래 이용하기에는 좀 거시기합니다. 눈치도 보이고 뭐 어쩔 수 없지요. 작은 카페다 보니. 휑하고 썰렁할 때는 3배로 더 체감이 되니까요. 이런 카페는 동네에 있으면 대박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카페가 있지요. 매장을 운영하지만, 집 근처의 커피맛과 주인장의 개성, 공간의 개성까지 곁들인 대박인 카페가요. 다들 그런 단골만의 공간 하나씩 품고 살아갑니다. 술집이든 커피집이든 칵테일바든요. 자기만의 공간찾기와 취향찾기에 비로소 입문한 단계이자,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기게 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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