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하다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설치 전의 구상과, 실제 설치 과정은 얼마나 다르던지요. 그래서 작업 환경이 계속 바뀝니다. 계속 바뀝니다. 모니터가 늘어나고 특히 해상도 부분에 있어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글은 정면이 아니라 약간 고개를 왼쪽 혹은 오른쪽을 돌려서 쓰는 형태였지요. 작업 환경에 있어서 모니터가 어쩌다보니 늘어났고, 방치된 것들은 모두 써야겠고 그 와중에 구린 모니터는 버리는 과정에서 컴퓨터도 바꾸어버렸지요.
32인치 듀얼(위)에서 복합 모니터 시스템(아래)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트리플 모니터입니다. 이렇게까지 바뀔지는 몰랐는데, 세로로도 놓고 가로로도 놓았습니다. 그리고 모니터암을 새롭게 샀고 남는 것을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오른쪽에 놓으려던 의도와는 달리 예상치못한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그전에는 32인치 모니터가 두 개인데, 가운데가 아닌 양쪽을 번갈아가면서 사선 형태로 세팅했었습니다. 32인치를 정방향으로 두기에는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을 보기에는 목에 무리가 갑니다. 그래서 빗겨서 세팅을 했지요. 어찌됐든 빗겨서 세팅한 게 익숙해졌습니다만, 가운데에 모니터 테두리가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여러 세팅을 시도해본 결과, 이 형태로 확정했습니다.
책이라는 우주를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옆에 두고 혹은 이북을 곁에 두고 작업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큰 모니터는 이를 활용하기 너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니스툴그로우의 노트북거치대는 철제 독서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원래는 손님을 위한 세팅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제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원하는대로 조정이 되어서 맘에 듭니다. 함정은 독서대로 만들 키트가 무난한 독서대 하나 가격이어서, 고민을 좀 많이 하긴 했습니다. 그냥 질렀습니다.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을 깊게 생각해보고 살아보지 않아서, 이런 고민을 반영한 공간 구성을 꾸역꾸역 해나가고 있습니다.
괜찮게 보이는 즉, 심기에 거슬리지 않는 공간 구성을 끊임없이 고민한답니다. 가게를 만들기 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만, 매장을 만들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구성을 일궈나가고 있으니까요. 이런 세팅은 결국 고이지 않는 창의성의 샘물을 기어올리는 작업으로 이어질테니까요. 네, 결국에는 견물생심입니다. 공간이 있어야 마음이 동합니다. 일리는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면서, 제 자신을 위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북랩이라는 책 실험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책을 알리고 책을 익숙하게 만드는 동네서점이자, 블로그라는 매체를 활용한 인터넷 제국(?)으로서의 역할등을 고민하고 있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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