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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 공간空間의 말/일리一理, 음-락(音-樂) 시스템

켄 로이드(Ken LLoyd, 1976~) / 함께 나이든다는 것

by 一理ROASTERS 2022. 11. 3.

ⓒ오블리비언 더스트 공식 홈페이지

어제 오블리비언 더스트(OBLIVION DUST, 이하 오블리)의 새 앨범 <Shadows>가 발매됐습니다. 갑자기 제가 20년 넘게 들었던 보컬인 켄 로이드(풀네임: 켄타로 제임스 시부야 로이드)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했지만, 영국+일본 혼혈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궤적을 걷고 있는 이노란(풀네임: 이노우에 키요노부)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둘의 스타일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나이가 들어서도 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노란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둘의 음악은 꾸준히 듣고 있으니까요.

 

켄 로이드, 2022년 싱글 <Sweetness> 자켓

켄 로이드는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깨끗하고 카랑카랑한 목소리, 스크래칭을 낼 때의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인, 락 장르의 아티스트입니다. 

 

오블리는 1996년도에 결성해서, 2001 해체, 2007년 재결합을 이뤘던 밴드입니다. 사실 초반부터 혁신적이었지요. 전자음을 도입해, 인더스트리얼 록 장르 시도를 합니다. 기존 일본 락과는 결이 다른 '이질적'인, 되려 일본보다는 브릿팝에 가까운 음악을 시도했지요. 사실 켄 로이드가 추구해왔던 음악은 뚜렷한 방향이 존재하지 않기는 합니다. 되려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는 주로 '인더스트리얼'스러운 음악을 계속 시도합니다.

 

오블리비언 더스트 해체 이후, 루나씨의 이노란과 2002년 'FAKE?'라는 밴드를 만듭니다. 좀 더 하드한 '얼터너티브 록'을 시도했고, 이노란과 작업했을 때는 펑키한 느낌, 산뜻한 느낌의 락을, 2005년 해체 이후에 나온 2006년도 앨범 <Songs from Bellzebub>, <Marilyn Is a Bubble> 이후에는 굉장히 무거운 느낌의 음악을 시도합니다. 어떤 곡을 쾌활하게 듣기 좋고, 어떤 곡을 어둡기도 한 데, 적응하면 꽤 멋진 음악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Atom On Sphere라는 밴드를 2011년에 결성했고, 2011년에 나온 <Atom on Sphere> 이후, 8년지나 앨범 <The Secret Life of mine> 이 나옵니다. 신디, 디제잉을 적극적으로 다룬 이들이 멤버다 보니 굉장히 흥겨운 음악이 나왔습니다. <The Secret Life of mine> 앨범의 타이틀곡 'The Secret Life of mine'의 뮤비도 형형색색하니 볼 만 합니다.

https://youtu.be/fHkVP1xhIWk

 

켄 로이드가 몸 담았던 밴드 이름도 굉장히 재밌습니다. Oblivion Dust(영원한 먼지), FAKE? 그리고 프로젝트 밴드인 Atom on Sphere(공기에 존재하는 원자)입니다. 영원과 허무, 편재와 부재, 진실과 거짓이라는 양극단의 단어를 배치하는 밴드 네임이지요.

 

처음 접했을 때, 20대 잘생긴 형이었는데, 지금은 50을 바라보는 잘생긴 형입니다. 늙지 않아요... 학창 시절부터 30대 중반인 지금까함께 나이드는 일종의 동지 의식이 생기기까지 하는 형입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각자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아티스트가 있으신가요? 함께 추억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