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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 공간空間의 말/일리一理, 영감 출처

존 윅 시리즈 <콘티넨탈 호텔> - 쉼과 벼림 그리고 반란

by 一理ROASTERS 2021. 5. 28.

존 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메인 거점 <콘티넨탈 호텔>입니다. 체인점이다 보니 그리 크지 않습니다만 3편에서는 지하에서 굉장한 게 나옵니다. ⓒ<존 윅> 스틸컷

존 윅 시리즈에 나오는 중요 거점 <콘티넨탈 호텔>은 북랩 일리의 공간 구성에 있어서 많은 영감을 얻은 작품입니다. 콘티넨탈 호텔은 존 윅 시리즈에서 비중이 큰 공간이며, 움직이지 않지만 실질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시리즈가 갱신되면서, 콘티넨탈 호텔의 의미와 비중도 점점 커져가지요.

1편에서의 콘티넨탈 호텔은 킬러들끼리 서로 죽이지 않는 절대 규정을 가지고 있는 '휴전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 룰을 깬 사람을 바로 응징하는 징벌자 역할을 하기도 했지요. 물론 그곳의 권한을 행사하는 윈스턴의 역할이 더 돋보이기도 했습니다. 콘티넨탈 자체의 힘, 혹은 킬러 세계의 규정, 이에 대한 집행자 '윈스턴'이 일구어내는 공간입니다. 긴장을 풀고 다음 스텝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입니다.

 

콘티넨탈 본점에 속해 있는 총기샵입니다. 오른쪽 소믈리에 역할을 맡은 아저씨는 과거에 굉장히 코믹한 광고를 찍었습니다.(사진 왼쪽)/ 오른쪽은 테일러샵읍니다. 존 윅 시리즈가 암살물에서 '가벼운 방탄 수트'라는 말조차 안되는 방어력을 가진 양복이라는 설정을 가진 판타지물로 전환되는 파트라고 봅니다. ⓒ<존 윅2-리로디드> 스틸컷

2편-리로디드에서는 1편에서 나온 콘티넨탈 호텔은 '체인점' 개념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콘티넨탈 호텔 본점(로마)를 보여줍니다. 본점에서는 와인샵(이라고 쓰고 총기샵읽는다)과 테일러샵(이라고 쓰고 방어구전문점이라 읽는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리로디드에서의 콘티넨탈 호텔은 쉬는 곳이 아닌 '벼리는' 공간으로 다음 작업을 준비하는 존 윅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콘티넨탈 호텔이 반란의 개념으로 변화되는 지하 벙커입니다. 지배인 윈스턴의 매력이 이 공간과 겹쳐지며 읽어낼 수 있습니다. ⓒ<존 윅3> 스틸컷

3편-파라벨룸에서는 2편에서의 벼리는 개념을 넘어서, '반란'의 공간으로 전환됩니다. 킬러 최고회의의 심판관의 복종하는 존 윅을 죽이기 위한 콘티넨탈 호텔과 그에 대항하는 존 윅을 돕는 콘티넨탈 호텔이라는 이중적 역할을 맡습니다. 최고회의가 직접 보낸 군부대와 맞섭니다. 3편에서는 이들과 대적할 온갖 무기가 세팅되어 있는 벙커를 보여줍니다. 이곳을 기점으로 최고의회의 군부대를 이겨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콘티넨탈 호텔>이라고 읽었습니다. 이 호텔에서는 3가지의 키워드가 담겨 있습니다. 쉼/벼림/반란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극중 지배인 윈스턴의 적극적-은밀한 개입을 통해 보여집니다. 콘티넨탈 호텔의 3가지 키워드는 사실 윈스턴의 3가지 키워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법과 법 바깥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는 존재죠. 특히 중세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콘티호텔과 제가 운영하는 북랩 일리의 간소한 인테리어와는 갭이 크지만, 지향점(반란은 아닙니다) 부분에 있어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책이 쉼을 줄 수 있는가, 책은 지식/지혜로 이어지는가, 지식/지혜는 인간의 존재를 벼려낼 수 있는가, 등등의 질문과 벼려진 책, 벼려진 커피, 언젠가는 상쾌한 맥주를 마시면서 잠시 쉬며, 동시에 벼려가는 공간의 역할을 해나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