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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 공간空間의 말/일리一理, 영감 출처

이 공간의 근본 발상공간이자 선구자- 호모북커스

by 一理ROASTERS 2021. 6. 9.

애정하고, 찐하게 애정하는 제 동무(?)이자 선구자가 있는 그리고 움직이는, 제 공간의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 호모북커스입니다. 호모북커스는 책이 있는 공간입니다만, 선구자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호모북커스는 책을 파는 책방이 아닙니다. 사실 고유명사로서, 고유개념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편합니다. 공간은 인간이 빚어냅니다. 사려깊게 고른 책들, 사회 시스템을 고민하게 하는, 함께 사는, 고통당한 자의 울부짖음을 듣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 곳입니다. 심지어 이곳에서는 제가 만든 공간의 이름을 짓게 된 김영민 선생님의 역작 <동무론>을 만나게 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 책부터 타고 타고 올라가서 김영민 선생님의 <진리, 일리, 무리>라는 책을 만나게 됐던 것이죠. 매월마다 의미있는, 우리의 삶의 주변을 되돌아볼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을 충격으로만 멈추지 않으려는 책들을 매월 추천한답니다. 아, 코로나19 시기 때는 못하고 있지만 색다른 책공간에서 머무는 독서피정을 매년마다 진행하기도 합니다!

 

1) 1기 호모북커스(혜화동)

이곳에서는 1기 때 저자 발굴로도 유명했지요. 은유 선생님이 유명해지기도 전에 섭외해서 저자와의 만남을 여는가 하면, 강성호 선생님과 짓다 출판사 김성민 대표를 모셔오면서 조르조 아감벤 철학 스터디와, 한국 근현대사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진형 편집장님을 모시면서 저는 편집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공부도 하기도 했구요. 

호모북커스 1기 떄의 공간입니다. 혜화역 부근에 있었습니다. 책의 밀림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책이 빽빽하게 있는 데 구할 수 없는 책들이 가득했습니다. ⓒ호모북커스

이곳에는 여러 친구들을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책이 우리 몸에, 우리 정신에 지대하게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죠. 좋은 책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만날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동시에 훌륭하게 가이드하는 대표님의 모습도 매력적이었지요. 책을 가지고 현장에서 책을 읽는 매년마다 전태일 동상 앞에서 <전태일 평전>을 읽는 모임은 지금도 진행하고 있지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의 절기에 맞추어 추천도서도 달라지고 독서 모음도 그런 식으로 다채롭게 구성이 됩니다. 이곳은 아무래도 혜화동이다 보니 맛집을 찾아나가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2) 2기 호모북커스(충무로/동대입구/동국대 바로 앞)

2기에는 조금 구석진 건물의 5층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인쇄소가 가득한 동대입구 부근에 있었습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게 특징입니다. 1기 때에 체험하지 못했던 대표님이 발견한 산책을 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좋은 산책 코스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서문에 호모북커스는 '동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는 게 좋으며, '고유개념'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었죠.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만큼 산책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탁 트인 길을 만나는,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공간 체험을 산책을 통해 할 수 있었지요. 

호모북커스 2기 입니다. 사이 공간이 넓어졌습니다. 바람도 잘 붑니다. 옥상이라 식물들 살기도 좋습니다. 앉기 좋은 의자들이 대폭 추가됐습니다. 네이버 지도로 찾아가면 당혹스런 길을 안내해서 조금 헤매기도 했답니다. ⓒ호모북커스

이때는 김규항 선생님을 모셔와서 강의(<예수 평전>)를 열기도 했습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에서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돌베개, 2019)으로 책모임을  

2030 청춘독자 커리큘럼을 2기까지 운영했으며, 이 커리큘럼은 함께 읽기+함께 먹기+함께 걷기+함께 시위하기+함께 연대하기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전태일 평전>by 조영래(전태일재단), <소중한 경험>by 김형경(사람풍경),<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by 박노해(느린걸음), <반 고흐>by 바바라 스톡(미메시스), <나를 지켜준 편지>by 김수우, 김민정(열매하나), <길 위의 독서>by 전성원(뜨란), <빌뱅이 언덕>by 권정생(창비),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by 엄기호(창비), <속지 않는 자들이 방황한다>by 백상현(위고))

김현경 선생님의 <사람, 장소, 환대>로 강독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다룹니다. 3기로 가보겠습니다. 운치가 있어졌지요.

 

3) 3기 호모북커스(경복궁역, 한옥공유서재,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155-10(경복궁역2번출구 도보10분))

마당이 생겨버렸습니다. 빗소리 들으면서 지붕 아래서 책을 읽으면 캬.... 걸어도 걸어도 새로운 경복궁역 근처에 있습니다. 산책도, 호모북커스 내부 풍경도 완벽합니다. 진작에 이리 했으면 더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전에 있었던 공간이 기억이 안날만큼 완벽해졌어요.

동대입구(중구)에서 새로운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뜻밖에 공간을 얻게 됐습니다. 진작에 한옥에서 했었으면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심지어 서울에서요. 그리고 새로운 명칭을 얻게 됐습니다. '한옥공유서재'라는 이름이지요. 그전에는 무작정 방문해도 됐지만, 예약해야 더 좋아요. 시간을 내서 경복궁 근처 산책도 꽤나 의미가 있습니다. 대표님은 바닐라 라떼를 좋아하셔서 미리 사가시면 더 재미있게 담소를 나눌 수도 있구요. 예약제로 공유 오피스처럼 운영되기도 합니다. 1박 심야서재 북스테이(당일 오후8시~익일 오전11시30분)는 1인 3만원으로 한옥공유서재에서 하룻밤을 묵으실 수 있습니다. 호모북커스 1년 정기후원독자(월5만원)가 되시면 매월 서재 이용과 1박 북스테이 1회 이용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