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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 북-랩Book-Laboratory/2022 오늘또책

오늘또책/ 2022년 5월 14일 편집자라는 다리

by 一理ROASTERS 2022. 5. 14.

기자일을 통해 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슈 파트 쪽을 해서 심층취재하는 파트가 아니라, 학술출판 관련-학술 대회-논문 관련 발굴 작업과 편집 작업을 통해 간결한 기사를 만드는 일을 했었죠. 사실, 기자라기 보다는 편집자에 가까운 일을 했습니다. 열거된 관련 자료에 충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글의 논지에 충실하되, 가독성 좋게 만들면서 글의 가치를 돋보이게 만드는 일이지요. 학술 대회 현장의 분위기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발표 내용을 진득하게 설명하는 일을 보람차게 진행했었습니다. 결국 제가 했던 일은 '편집'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글을 써내는 이들에 대한 스스로의 '안목'을 만들어 나가는 일을 했었습니다. 결국 돌고돌아, 사회과학-인문교양 도서가 즐비한 책방을 만들게 됐습니다. 오늘또책, '편집자'에 관한 책들입니다.

 

1) 김학원 <편집자란 무엇인가> 1판/2판

기자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책을 사두는 소비벽이 있던 사람으로서, 편집자 강의를 통해 저 책을 추천받았습니다. 당연히 살 수밖에 없지요. 그새 2판까지 나왔습니다. 기자론이나, 편집자론이나 플랫폼이라는 화두를 영원히 안고 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2판에는 플랫폼 발전으로 인한, 상황변화가 담겨 있습니다. 논지와는 별개지만, 연결되기에 덧붙이자면 기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글도 고전보다는 '최신판'에 주목할 것을 추천합니다. 급박한 플랫폼과 기술변화에 발맞춰 반영이 된, '즉시성'이 중요하니까요. 글 자체보다는 글이 실리는 수단과 '접하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졌습니다.

 

2) 김희진 <사회과학책 만드는 법>

사회과학과 인문교양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과학책은 '현재성'이 중요하고, 어떤 이슈에 대한 것들입니다. 즉, 제조된지 얼마 안 된 '음식'이지요. 사회과학에 대해 어렴풋한 인상은 그렇습니다. 현재성이지요. 그리고 정제가 되기 전 이슈가 담긴 책들이 많지요. 그런데, 사회학 고전은 무엇으로 표현해야 하나 싶은데, 알라딘에서는 '인문'과 '사회학' 코너가 분리되어 있지만, 검색 시스템은 둘을 같은 선상에 놓기도 하더군요. 분류를 여러 개 설정할 수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3) 이진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다른 주제도 있습니다. 유유출판사 '만드는 법' 시리즈는 에세이, 실용서 등의 장르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두고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극한의 가성비(?)를 추구하다 보니, 사회과학과 인문교양에 주목했습니다. 사회 과학은 갓나온, 혹은 얼마 약간 식은 음식이라면, 인문교양은 '원 재료'에 대한 책입니다. 고전에 대한 책들, 원전에 대한 틀을 기반으로 해설이 들어가는 책들입니다. 고전과 현실을 접목한 책입니다. 하지만 '현재성'보다는 '보편성'에 주목합니다. 여전히 그 차이를 공부 중입니다. 그걸 알려고 산 책입니다. 책 자체의 소개도 중요하지만, 제 화두와 연결지어 소개하는 중입니다.

 

4) 이옥란 <편집자 되는 법>
말 그대로 편집자는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책입니다만, 책을 만드는 내용 즉 종이의 판형에 대한, 디자이너와의 협업에 관한 그런 총괄을 맡는 편집자의 모습을 압축해서 다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제가 한 행동이 기사쓰기인지, 편집인지 그 사잇길인지 아니면 혼동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편집은 일상입니다. 편집자라는 전문직종도 있지만, 우리는 기억을, 우리의 방을 늘 편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