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도 종교 재판이 있었습니다. 국가 법정이 아닌, '교단 법정'에서 있었던 실제 사례입니다. 교단 회원들을 치리하며, 교단 회원의 불경건함을 이유로 '파면', '출교' 당했던 종교철학자이자 신학자 故 일아 '변선환' 교수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최근에 그의 제자들이 이 사례를 다시 회고하며,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아웃사이더에 관한 이야기라, 생소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제는 종교입니다. 정치만큼이나 무척 예민한, 혹은 고루할수도 있는. 맨 왼쪽에 있는 <몸에 밴 어린 시절>과도 굉장히 연관이 있는 주제이기도 하지요. 종교 소속 부모님을 둔 집안에서 태어난 이들은 자연스레 해당 종교 소속이 되어버립니다. 적어도 부모님의 영향 아래, 종교 기관에 출석하게 됩니다. 큰 단위로는 '교' 바로 다음 단위로는 '교단 총회'-'노회'-'당회'로 단위가 나뉘어집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당회' 소속이 되며, '교단 총회' 혹은 '노회' 단위를 체험하지 못합니다. '당회'는 평화로워도, '총회'에서 비롯된 분위기는 이와 달리 '냉전'일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변선환 교수의 출교 사례는 '교단 총회' 단위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변선환 교수의 죄목은 '이단성'이었습니다. 그의 학문 성향이 그리스도교 중, '감리교' 신앙에 배치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가 한 일은 '다양한 종교 간의 평화/공존'를 주장한 것 뿐이었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당연한 '상식'이 어딘가에서는 출교 사유가 되어버립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그는 출교당했습니다. 30년 전에 일어났던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사건은 2020년이 넘어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상황은 더 나빠졌지요. 교단 법정이 아닌 '국가 법정'으로까지 번지니까요.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것들은 널려 있으나, 아무래도 저는 '종교'가 할퀴고 간 것들에 주목하게 됩니다. 각자 주목하고, 어떤 징조를 느끼는 영역이 다른 것처럼 저에게는 그 지점이 종교인 거 같습니다. 학문은 머리에, 종교는 몸에 각인되니까요. 여전히 변선환 교수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저 역시도 기억하고, 또 되새겨야겠지요.
1) W 휴 미실다인 <몸에 밴 어린 시절>
우주낙곱새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아무래도 종교는 어린 시절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불가항력적인 영역이라 연결시켜 보았습니다.
2) <선생님 그리운 변선환 선생님>
변선환 교수를 가까이서,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받은 이들의 회고 문집입니다. 변선환 교수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3) <올꾼이 선생님 변선환>
변선환 교수의 학문적 작업에 대한 제자들의 비평 논문집입니다. 그의 '당시' 학문적 작업에 대해 다룹니다.
4)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변선환 교수의 학문작 작업에 대해 '현재'의 시점에서 비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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