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질문은 선생을, 그리고 대화상대를 자판기로 취급하는 내용 중심적 단답형이다. 선생이 자판기의 노릇을 참아내야 하는 시기는 학생이 유치원생 이하의 단계에 머물 때가 적당할 뿐이다. ...최소한 공부의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단문단답의 교환장치 속에서 사람들의 관계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터다. ...마치 한국 사회에서 영어 실력이 실존용이라기보다 내부 경쟁용으로 활용, 혹은 남용되고 있는 것처럼, 나쁜 질문은 대체로 사감에 얹혀 도발적이거나 반응 형성적이며, 넓은 뜻에서 내부 경쟁용으로 오용된다. (18)
질문은 어려웠다. 제대로 익히지 않고, 틀이라도 잡아여 질문이 생기는 법인데, 질문 시간 때는 좋은 질문을 아니, 적어도 해당 주제에 맞는 질문이 나오는 것을 본 적도 없다. 묵히고, 익힌 다음에야 질문이 나오는 게 좋은 질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여전히 한다. 뭘 알아야만 좋은 질문은 아니더라도, 나쁜 질문따위 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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