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를 한창 준비하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하나 없다. 입시 제도에만 집착한다. 어차피,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쓸모 없는 것들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느낀 점은, '학문함'에 대한 형식을 배운다는 건데, 대학 입시 제도라는 게 과연 '학문함'에 대한 자격과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정말 경악스러웠던 대학 입시에 대한 기억 중에 하나는 '전공 텍스트'를 주고 비평하라는 거였다. 뭘 알아야 대답을 하지... 수능만 공부했던 이가 '비평'을 어찌하나?
교육이 잘못되고 있다고, 누구나 당사자라고 하면서 나서서 크게 떠들어댄다. 논란의 핵심이 대학입시이다. 대학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해 부당한 피해자로 전락한다고 여기는 대다수가 자기네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바꾸라고 외치는 것이 정당한 권리라고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대학입시 제도는 있을 수 없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면 된다고 하지만, 공정성과 개관성에 관한 견해가 각기 달라 합의가 불가능하다. (12)
대학입시와 공정성과 객관성은 이해 당사자들이 합의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대학교육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근거를 두고 결정해야 한다. 대학이 위신 상승의 도구로 타락해 모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을 그대로 두지 말고,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라는 보질을 되살려야 한다. ...대학입시는 학문하는 능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기준은 필요하지 않다. ...처음 4년의 학사과정만 대단하게 여기고 입시 경쟁을 야단스럽게 하는 나라는 후진국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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