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업종이 있습니다. 쓰는 이들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쓰는 행위로 벌이를 하는 이로 한정하겠습니다. 쓰는 업 종사자 중 대표적으로 기자가 있습니다. 1차 현상을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회정의를 위한 비판적 논조의 정의로운 기자가 그 이상향이긴 합니다만, 대다수의 기자들은 사주의 지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철저한 위계구조를 가졌기 때문이지요. 저도 한때 글을 쓰는 업으로는 너무 벌이가 적어서, 편집 디자인도 배워서 편집비용으로 겨우 겨우 평균 수입을 맞추긴 했습니다만, 이건 제 이야기입니다. 사진기자, 객원기자, 선임기자, 편집자, 출입처 기자 등 계급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법조계와 더불어 정치권과 연계되어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출신의 국회의원, 기자 출신의 국회의원은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메이저 언론사 출신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기자를 부르는 별명 중, 개독교만큼 자주 불리는 게 '기레기'입니다. 기자+쓰레기와 결합체입니다. 그리고 언론 매체는 포털 매체와 결합됩니다. 언론 매체 사이트를 직통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런 적응의 과정에서 최전선으로 앞섰던 게 언론계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신문 판매 부수에 의존하기 보다는, 조회수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클릭이 될 수 있는 자극적인 뻔한 제목으로 낚시를 하는 것이지요.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지요.
그전에는 판매부수가 광고 가격을 매기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잔존하고 있는 것이지만, 신문을 구독하면 돈을 주는 경우도 경품, 현금을 내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역별 신문 공급업체에서 그런 일을 많이 했지요. 마치 핸드폰 판매업에 있어서, 동네별 대리점이 있잖아요? 일종의 영업의 최전선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기자들의 분투보다는 대리점들의 분투가 기업의 몸집을 만들어줍니다. 기업의 몸집은 보도 자료를 만드는 부서에서, 또한 기자들이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줍니다. 광고를 기사처럼 만드는 것이 흔해졌으니까요.
하지만, 대리점 역시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시대에서 부수 판매로는 존속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인쇄소도 이제는 몇 군 데 밖에 가동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군사 정권 시절에 기자들에게 집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은퇴한 기자님은 군사 정권을 좋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군사 정권의 결말이 그리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대통령이 어떤 만행을 저질렀든 기자들에게 대우는 끝내주었기에 역사의 기록과는 다른 평가 기준을 가지고 삽니다.
기자 더 범주를 확장해 언론 매체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직접적으로는 광고입니다. 그리고 광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회수와 종이 신문 판매 부수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보도'하고 싶을 때, 기자를 통해 우회로를 통해 '마케팅'하는 전법이 최근에 유튜브에서도 활발했었습니다. 소위 칭하는 '뒷광고'의 형태와 같지요. 더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또한 가십을 통해 조회수를 올리는 방식을 씁니다. 스포츠계의 인물이나, 연예계 인물들을 다룹니다. 방송에서 자주 보이는 이들의 사생활(이들의 사생활 역시 언제든 마케팅이 될 수도, 언제든 가십거리로 이용이 가능해집니다.)을 통한 클릭수 확보에 능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뜨는 광고는 엑스자를 클릭하는 일이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기사 내용을 가리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공짜로 이용하는 놀부 심보라 불릴 수 있겠지만, 광고와 기사의 경계가 애매해진 시대에 있어서 그들도 할 말은 없을 거 같습니다.
기사를 보는 데, 혹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데 있어서 컨텐츠가 아니라 광고를 보고 있다는 의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런 사건을 통해 현명한 시청자와 현명하 독자가 생기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일겝니다. 그런데 어떤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론 매체의 방식을 관찰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언론 매체는 '제목'이 전부라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내용은 잘 읽지 않습니다. 사실 제목에서 모든 판단이 끝이 납니다. 업체에 대한 분석 기사가 알고 보면, 업체를 알리는 '노출' 기사일 수 있습니다. 광고와 기사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 내용보다는 제목으로 승부하는 '캐치 프레이즈' 전법이지요. 매체를 통한 광고는 언론 매체 뿐 아니라, SNS도 이들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광고 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모든 '은폐' 전법과 '캐치 프레이즈' 전법은 고전적인 방식이자, 여전히 먹히는 방식임을 아는 자들이 승리합니다.
+)요약: 기자라는 화려한 역할 뒤에, 광고를 다는 프로그래머들, 언론사에 광고를 따오는 마케터들, 신문 부수를 폭발적으로 늘리기 위한 지역 대리점 등의 숨겨진 구조를 스케치해봤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쓰는 방식에 있어서, 유튜브의 뒷광고가 이러한 언론사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 기사의 세부 내용보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조회수의 상관 관계가 있다는 점을 스케치해봤습니다.
+)쓰는 업이 유튜버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나름의 목격담(?)과 사색을 끄적여봅니다. 쓰는 업에 대해서는 우려가 많습니다. 순전히 쓰는 걸로 돈을 버는 것은 어렵습니다. 근데 짜게 법니다. 부업까지는 가능해요. 그리 많이 벌지 못합니다. 그런데 베스트셀러 작가의 수도 줄어간다 하더라도,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꾸준히 출판사를 먹여 살리고, 일종의 연금처럼 법니다. 책 스트리밍 시대에 어떻게 수익구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쓰는 업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유튜버만큼 있을 거예요. 지금은 유튜버가 앞지른 거 같기도 하네요. 영상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쓰는 업종 종사자들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거 같습니다. 이건 차후에 쓰기로...
'일리一理-읽기 > 책 그리고 패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소설 (2) | 2021.10.05 |
---|---|
독자 (2) | 2021.10.01 |
종교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그런 책 (0) | 2021.09.28 |
독서방법론 -개념을 따라가며 읽기 - 자크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 (1) | 2021.05.30 |
독서 모임론論 - 김영민 선생님 <사랑, 그 환상의 물매> (0) | 2021.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