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리一理, 공간空間의 말/일리一理, 이용 설명서

어쩌다, 일리一理(1)

by 一理ROASTERS 2021. 6. 2.

1999년도에 나온 역작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제게 있어서 공부함의 근간을 마련해준 책입니다. 이래서 선생이 필요합니다.

임상이 없는 학문은 허황되게 보이기 쉽고, 궤변으로 매도당하기 쉽습니다. 임상성 즉, 삶의 구체성은 철학적 탐구의 중요 단서라고 김영민 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사실 첫 문장부터 선생님의 문장입니다...) 김영민 선생님께서는 “일상성을 버리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 최소한의 일상성의 경험과 학문은 밀접해야 합니다. 이와 연관해서 선생님께서는 인간의 ‘일리一理’라는 개념을 말씀하세요. 사실 사진의 책이 아닌 이미 절판된 <신 없는 구원, 신 앞의 철학>(1993)에 나오는 개념입니다. 사진의 책과 일리의 설립이념은 찬찬히 서서히  다룰게요. 선생님 은 일리라는 독특한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셨습니다. 일단 제 공간의 설립이념에 각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세상을 복잡성이라 읽고 그 세상을 ‘일리一理’의 해석학을 통해서 이해한다.”
이 문장이었습니다. 일리는 결국 복잡한 세상과 관련되며 인간의 해석, 혹은 더 나아가 어떤 물物에 정성을 들이면서 생기는 일리一理로 이어지는 것 즉, 장인 정신과도 맞닿는다고 보았습니다. 해석을 통해 변성되는 무언가 혹은 진화되는 무언가라고 볼 수 있겠죠.

"일리의 해석학은 철학함 속에 독단을 원천적으로 경계한다. 결국 이 복잡성에 대한 경의야말로 철학을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만든다. 개방성, 학제성, 역사성은 ‘일리一理’의 해석학의 바탕에 있다. 피부 너머의 복잡성을 느낄 수 있기에 문학은 필연적인 것이다. 삶의 복잡성에 참여하는 수많은 일리들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이 철학이라면 철학은 마냥 말장난일 수 없다. 철학은 인간의 문화와 학문적 관점들이 나눠놓은 온갖 층위의 복잡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삶과 세상의 원천적 복잡성과, 이와 유관한 층위 구분을 통한 일리들의 제시야말로 철학적 소양의 핵심이다."
일리는 하나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복잡성과 연관되며, 굉장히 동적인 개념입니다. 인간의 문화+학문적 관점이 얽힌 복잡함과도 연관됩니다. 이런 복잡성 속에서의 단순함을 추출하는 것이 아닌 복잡성과 함께 노니는 개념인 것입니다.

"모든 지식은 삶이 세계 속에 있는 ‘인간’을 ‘되어가는 인간’으로서 스스로의 의미를 확장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종교와 철학과 과학이 자기성숙을 바탕으로 객관적, 절대적, 독선적 지식의 추구를 유예하고 서로 어울린다. 학문이 성숙해가면서 겸손과 관용을 통해 그동안 간과해온 주변을 민감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으로 자기한계와 공조의 미학으로 나아간다. 이 공조적 미학은 개방성을 전제로 하는 대화의 아름다움에 생명을 건다."
제가 일리는 인간됨-자기성숙-주변을 살피는 것입니다. 또한 '공조적 미학'이라는 절묘한 표현이 나옵니다. 인간은 이 공조적 미학이라는 바탕에서 되어가는 인간으로 진화해갑니다. 즉, 단순하게 말하면 성숙으로 나아/되어가는 인간이 일리 속에 담겨 있으며, 제가 그전에 말씀드린 <콘티넨탈 호텔>의 벼림과도 연결됩니다. 발음하기 좋은 일리, 하지만 치열한 일리, 벼리는 일리가 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