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는 도대체 뭐하는 공간인가? 싶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메뉴판에는 급조(?)한 나름의 공간 이용 수칙이 들어있어요. ENJOY BOOK&MUSIC, READ&WRITE YOUR PATTERN!
0) 매장입니다. 당연히 무료가 아닙니다. 상업 공간입니다. 책을 팔고, 커피를 팝니다. 음료를, 원재료인 원두를 볶아서 팝니다.
1) 손님이 스스로 뭐하는 곳입니다. 카페처럼 앉을 수 있고 대화나눌 수 있는 공간이지요. 카페라고 불려도 딱히 이상할 게 없습니다. 들어와서 손님의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카페의 쓸모를 만들어가는 것은 손님의 역할입니다. 그렇게 오셔서 자신의 일을 하시면 됩니다.
2) 응대하는 곳입니다. 북랩 일리에는 북랩 일리의 대표가 있습니다. 대화에 응하는 곳입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에 응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시인(?)하는 그런 대표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3) 책이 있는 곳입니다. 북랩 일리에는 대표가 고른 책들이 놓여 있습니다. 대표가 모은 책들이 있습니다. 대표가 파는 책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파는 책 이외에는 공간 안에서 열람만 가능하십니다. 그렇기에 소규모 도서관, 영어로 그럴듯하게 마이크로 라이브러리라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북샵이 아닌 '북랩'이라는 실험적, 도전적 정신을 담은 용어를 활용했습니다.
4) 기록하는 곳, 펜과 노트가 있는 곳입니다. 북랩 일리는 운명의 문장을 마주치자마자 기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아직은 팔고 있지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노트를 가져오고 다양한 노트, 다양한 필기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갈 계획입니다. 어떤 영감이 떠올랐을 때 즉각 기록할 수 있는 장비들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테이블 위 오거나이저에 세팅되어 있습니다.
5) 음악을 즐기는 공간입니다. 스피커 시스템을 나름 구축해봤습니다. 주로 대표의 취향의 음악(락)이 재생되겠지만, 손님이 오실 때 편안한 곡으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신청곡을 적어서 주시면,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 내에 있는 곡들을 틀어드립니다. 음악과 기록, 책은 서로 궁합이 좋거든요.
6) 커피 로스터리입니다. 커피를 볶/굽습니다. 볶은/구운 커피를 잘 숙성시켜 손님의 취향에 맞게 골라드립니다. 그리고 원두를 판매합니다. 모두 원두를 갈아서 필터로 추출하는 방식의 커피 음료만 판매합니다. 카페인을 못드시는 분들을 위해, 몇 종류의 차들도 준비해놓았습니다.
7) 펍입니다. 대표가 맥주를 좋아합니다. 내년쯤부터 좋은 맥주를 골라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펍은 취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론장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피해를 주지 않고, 존중하는 한에서 서로의 정제된 의견을 간단히 맥주를 마시면서(?), 콘티넨탈 호텔처럼 스스로를 벼려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8) 사이버 스페이스입니다. 생존용(?)으로 인터넷 제국(?)을 서서히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오프라인-온라인은 이제는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찾아오는 곳이 아닌, 대표가 찾아가는 역동이 있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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