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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一理, 공간空間의 말/일리一理, 이용 설명서

함께 늙어간다는 것- 아직은 '얘'

by 一理ROASTERS 2021. 7. 2.

왼쪽의 장소는 심현규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나무와 인' 공방입니다. 오른쪽은 북랩 일리입니다.

-인생 처음으로 고급 가구를 장만하게 됐습니다. 싸면 장땡이다 생각했던 저에게 이런 가구는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걸 보니 마음이 동하더라구요. 저건 질러야 해라는 마음의 소리, 무엇보다도 제게 이 예술 작품을 허락해주신 심현규 대표님의 배려의 합작품이었습니다. 왼쪽의 공방에서 오른쪽의 북랩 일리로 오게 됐습니다.

 

-아,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심현규 대표님의 나무와 인 공방은 새로이 디자인될 예정입니다. 작업실과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공간 및 녹음실로 전환이 됩니다. 물론, 사랑방의 역할도! 

 

-원목 가구는 처음입니다. 처음 써봅니다. 강렬합니다. 앉고 싶고, 만져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욕망이 절로 생깁니다. 압도당하는 느낌을 줍니다. 이름을 짓고 싶은 욕망마저 들 정도로, 사실 얘가 북랩 일리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어요. 제 인생 마지막 원목 혹은 같이 늙어갈 친구겠지요. 사치재로써 원목 가구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제게 주네요.

 

-간략하게 관리법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가구는 흠집이 나면 그냥 쓰던가 가리던가 버려야 합니다. 원목 가구는 흠집이 나면 사포질로 갈아버릴 수 있습니다. 위에 왁스를 바르고 말리면서, 꾸준히 처음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지요. 

 

-크기가 꽤 큽니다. 3미터! 무엇보다 품격있는 모임을 구성해보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모임은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만, 코로나 이후의 북랩 일리를 준비해야만 해요. 활발한 지식 교류의 장,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현재의 문제를 돌파해나갈 수 있는 '함께 벼림'의 장을 마련해야죠.

 

-전에는 바테이블에도, 바테이블 안쪽의 작업장을 주로 활용했지만 한동안은 이름을 짓지 못한 얘(?)와 호흡을 맞춰볼 예정입니다. 얘는 누군가에게는 쉼터로, 음악감상의 공간으로, 누군가에게는 수다를, 누군가에게는(저한테는) 작업, 혹은 새 책을 위한 큐레이션 공간으로, 매대로,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주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겁니다.(악덕업주다 그냥....)